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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누구를 기쁘게 했는가? 오늘 내가 해 본 새로운 일 하나는 무엇인가? 오늘 내가 얻은 멋진 영감 하나는 무엇인가? by 레몬쇼크


'구본형'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07/01/26 사람에게서 구하라(2)
  2. 2006/10/12 익숙한 것과의 결별(3)
  3. 2006/03/20 코리아이티 경영, 구본형
  4. 2005/12/22 [summary] 코리아니티 경영(1)
  5. 2005/09/12 [summary] 나, 구본형의 변화 이야기

사람에게서 구하라

사람에게서 구하라
구본형 지음/을유문화사


구본형씨의 책을 읽고 있노라면 알 수 없는 편안함에 빠져들게 되요. 익숙함 때문일까요? 아니면 그 특유의 나른한 문체때문일까요? 아무튼 거의 1년만에 한권씩 책을 내시는 저자의 타이밍에 맞춰 저도 새로운 책을 대할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 준비란 다름 아닌 기다림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인스턴트 식품처럼 새로운 포장과 포맷으로 항상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것이 공병씨의 신간이라면 구본형씨의 신간은 '이제 나올 때가 되었는데...'하고 생각하고 있으면 그제서야 느즈막히 음식상을 내오는 시골집을 닮았습니다. 지루하지만 그만큼의 반가움이 있어서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구본형씨 하면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떠올리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책은 '일상의 황홀'입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삶의 의미와 가치들을 발견하는 장면들은 이 책이 아니면 다른 곳에서는 쉽게 구경할 수 없으니까요. 비슷한 내용과 구성들로 '팔기'에만 열중하는 자기계발서 사이에서 '구본형'만의 브랜드를 지킬 수 있는 힘은 바로 여기에서 나옵니다. 그야말로 익숙한 것들 사이에서 익숙하지 않은 글읽기의 힘을 선사합니다. 나는 그것이 자신만의 세계를 어느 정도 완성한 이들에게서 나오는 완숙미 내지는 개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이번 책은 이 분의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하는 분이라면 익히 예견했을 내용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도 그럴 것이 중국의 고사에 관련된 이야기를 지난 1년간 자주 올리셨거든요. 책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그 새벽 글쓰기들이 모여 이 책 한권을 또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 작업이 벌써 10년여에 이르렀으니 자신만의 글쓰기 방법과 생각의 울타리가 생겨났을 법도 합니다. 문체에 묻어나는 개성은 오래된 장맛과도 같아 누군가가 쉬이 베끼거나 따르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내용만으로 보자면 일전에 읽었던 '코리아니티 경영'의 재미나 속도감에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 드는군요. 중국 고서의 좋은 이야기들을 소개한 뒤에 현대의 경영에 응용할 만한 지혜들을 소개하는 데서는 어떤 긴장감 같은게 느껴지질 않습니다.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스러움과 현대의 삶의 모습이 닮아 있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그 지혜를 현대에 응용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이 다가오질 않네요. 중국 고사에 대한 제 이해의 폭이 아무래도 저자의 그것에는 많이 못 미친 탓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초점을 '사람'에 두고 그것에서 방법을 찾으려 한 데에는 깊이 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설픈 우화형식으로 익숙한 지식과 지혜들을 가볍게 전달하는 트렌드와는 정확하게 선을 긋고 계시네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 구본형의 변화 이야기' 같은 소설형식의 글쓰기에 대한 미련은 버리시지 말았으면 하는 기대는 있습니다. 책의 끝으로 가면 다소 이야기기 지루해지는 면이 없지 않습니다. '변화 이야기'에서는 나름 끝까지 책읽기가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삶의 무게나 그 저변을 흐르는 진리는 어제나 오늘이나 묵직한 느낌입니다. 수학공식과 같이 딱 떨어지는 인생의 공식같은건 아무데도 없는 듯 합니다. 지나침과 모자람, 빠름과 느림, 선함과 악함의 역설이 주는 인생의 진리는 언제나 그렇듯이 살아보고 느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인생의 무게를 설명해줍니다. 어쩌면 그래서 내일을 기대하며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더욱 조심스럽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광활한 대지에서 벌어졌을 수많은 인재들의 명멸을 바라보면서 이 한가지 사실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좀 더 진지하게 살아야겠습니다. 불꽃 튀는 열정을 몸에 옮겨 심는 서양의 자기계발서들과 이 책이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듯 합니다.

선생님, 새 책 잘 읽었습니다^^
내년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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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 Trackback 1
  1. 이기찬 2007/01/30 14:46 address edit & delete reply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자근자근하면서도 예리한 리뷰 내공에 감탄했습니다.
    저 역시 구본형 선생님을 인생의 스승으로 여기는지라 또 한번 반가웠구요..

    중요한 오타(정확히 표현하자면 누타)가 있어서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공병씨가 아니고 공병호씨겠지요..

  2. 김현곤 2007/02/01 23:40 address edit & delete reply

    요즘 책읽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근데 꼭 책을 사서 읽어야 하는 걸까요?.. 생활에 지치다 보니 서점같은데 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들었습니다..."꼭 사서 봐야하나?"...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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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북리뷰-사람에게서 구하라(구본형)

    Hijh's World Wild Web | 2007/11/27 10:36 delete

    사람에게서 구하라 – 구본형 아주 오랜 동안 책읽기는 나에게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 습관이었다. 성공이란 것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한결 같이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나 스스로 진정한 독서의 효과를 확인해 볼 수 있을 만큼의 성공을 낚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 맘을 잡아 끄는 책을 찾지 못해서였을까? 이제 시작되었다 싶으면 다시 책이 멀어지고, 이 같은 과정을 여러 해 반복할 뿐 이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작가와의 만남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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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과의 결별

익숙한 것과의 결별
구본형 지음/생각의나무

얼마전 추석때 처갓집에서 하루밤을 잔 적이 있다. 애들을 어렵게 재우고 잠을 청했다가 새벽에 잠을 깼다. 몇시나 되었나 해서 시간을 보려니 어두워서 보이지 않는다. 내 핸드폰은 집에 두고 왔다. 아내 핸드폰을 찾으려니 괜스레 깨울 듯 해서 관두었다. 대략 4,5시쯤 되었겠거니 하고 시집오기 전 썼던 아내방을 찾았다.

이럴 줄 알고 처제방에서 책을 세권이나 찾아두었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과 류시화의 '지금 알고 있던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그리고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 이렇게 세권을 찾았다. 그런데 막상 책을 펴고 읽으려니 자꾸만 잠이 쏟아진다. 이상한데... 책이 재미없어서 그런가 싶어서 이책 저책을 전전한다. 그러나 도저히 쏟아지는 잠을 피해갈 수 없어서 그대로 침대위에 잠이 들어버렸다.

다시 잠을 깼을때 비로소 새벽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마도 새벽 1,2시에 깨었던 모양이다. 과거의 나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명절날 새벽에 일어나서 책을 보다니...

지난 2년동안 이런 비슷한 열정으로 약 370권의 책을 읽어왔다. 읽었을 뿐 아니라 밑줄 치고 기록하고 남에게 전해왔다. 회사 사람들에게는 딱 1년동안 '독서큐'란 이름으로 매일 읽은 책들의 한 구절씩을 나눠왔다. 그러나 의무감으로 했던 날은 단 하루도 없다. 매일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익히고 나누는 일이 이렇게 신나는 일이구나를 나 스스로도 매번 감탄하며 그 일을 했다.

뿐만 아니다. 책에 관한 한 전문가들을 자꾸만 만나게 되고, 회사에서는 '사내(社內) 공병호'로 불린다. 다음이나 네이버에 서평을 올리고 상품권을 받는 일이 늘었다. 개인 블로그의 방문자수는 하루 4,000명에 육박해서 별 수 없이 트래픽을 두배로 늘려야 했다. 조만간 IT전문가 모임에서 독서법에 관한 발표도 예정되어 있다. 사내 강연도 연말쯤엔 하게 될 것 같다. 이 모든 변화의 시작?
바로 이 한권의 책 때문이다.

우화형식의 가벼운 자기계발서들이 넘쳐나지만 걔중에서 진국으로 칠 수 있는 책들은 몇 권 되지 않는다. 거기서 구본형이란 이름은 그 이름만으로도 그의 책들을 신뢰하게 하는 가장 확실하고도 매력있는 개인 브랜드이다. 20여년의 직장생활에서 나온 경험과 인문학적 감성이 그대로 녹아있는 그의 필력, 그리고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각과 배운걸 나누려는 그의 열정이 어우러져 나는 이 분의 신간이 나오면 무조건 사고 본다. 절판된 책이 아니고서는 거의 다 읽었다. 그것도 여러번씩.

책은 생명력 있는 지혜를 전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분의 책이 이토록 매력있는 것은 이 두가지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말들의 배열이 아니라 자신이 몸소 경험한 것에 기초해 일반적인 지식에 머무를 만한 내용들을 전혀 새로운 영양분으로 재생산해낸다. 이 분의 책을 읽으면 가슴이 뛴다. 이대로 살아선 안 될 것 같은 불꽃이 튄다. 그것은 바로 평범한 일상을 다시 살게 하는 동기부여의 힘이다.

나는 구본형씨를 통해 '하루를 잘 사는 것'의 중요성을 새삼 배우고 깨달았고 또 실천으로까지 연결시켰다. 구본형씨의 가르침?대로 매일 새벽의 두시간을 지키기 위해 처절한, 그러나 기쁨으로 가득찬 몸부림을 계속하고 있다.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어나 글을 쓰면서 하루를 준비한다. 네살짜리와 6개월된 아이의 아버지가 새벽을 깨우는 일은 언제나 쉽지 않다. 그러나 나 혼자 나라는 육체와 정신의 칼을 갈 수 있는 이 새벽시간을 나는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긴다. 이 꿀맛같은 시간을 맛본 뒤에 삶의 다른 즐거움들은 포기한지 오래다.

책을 그저 읽는데만 머무르면 크게 의미가 없다. 책읽기가 가정과 직장생활에서 의미있는 변화를 끌어내지 못한다면 적어도 내게는 시간낭비일 뿐이다.(물론 틈틈히 소설과 에세이도 자주 읽지만^^) 이러한 변화가 한권의 책을 통해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앞으로도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고 나눠주고 싶다.

책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
내가 그 증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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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람이 2006/12/16 11:52 address edit & delete reply

    와우. 멋집니다. 저도 열심히 ^^ 책을 통해 변화를 꿈꾸고 실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2. 신상윤 2007/06/08 11:58 address edit & delete reply

    글 잘 읽었네요. 익숙한 것과의 결별~
    내게 익숙한 게 뭘까? 읽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가 없으니
    좀 답답하군요. ^^
    책이 절판되서 구하기가 만만치 않군요.

  3. revealing bikini 2007/07/22 22:14 address edit & delete reply

    너는 차가운 위치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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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낯선곳에서의 아침

    바람이의 일상보기 | 2006/12/16 11:51 delete

    …그러나 몰입하지 못한다면 바보라 불려야 한다. 그것은 마치 다니는 곳이 어딘지도 모르는 여행자와 같다. 보지도, 듣지도, 느끼지도 못하고 되돌아온다면, 살지 않은 삶과 같다. 여행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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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이티 경영, 구본형



* '사람'은 경영자가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여 집중할 만한 훌륭한 투자처다.
... 인재의 기준은 위대한 조직의 창조를 지향하는 구체적인 비전에서 비롯되어야 하며, 직원의 채용과 계발 그리고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열정을 불어놓은 활력화가 경영 활동의 근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적합한 직원'이며, 가장 큰 손실은 '부적합한 직원'이기 때문이다.
<249p. 코리아이티 경영, 구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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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코리아니티 경영

코리아니티 경영
구본형/휴머니스트
2005.12.05 / 1판 1쇄


* 그러나 일본인들은 현재에 뿌려진 씨앗이 미래에 반드시 커다란 나무로 자라서 다시 많은 씨앗을 뿌릴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43p.

* 시간을 흘러가는 물로 보는 미국인들은 순서에 따라 단계적으로 일을 진행하낟. 반대로 시간의 동시성과 순환성을 믿는 일본인들은 연속성 동시에 동시성을 강조한다. 도요타의 시스템은 이같은 문화적 차이를 뚜렷이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44p.

* 일본인들은 팔리면 생산하고 안 팔리면 생산을 중지하는 경영방식이 아니라, 안 팔리는 이유를 끊임없이 개선함으로써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낸다. 일본인들에게 과거란 '뒤짚어엎어야 할 것'이 아니라 '조금씩 고쳐 써야 할 것'이다. 49p.

* 프랑스의 기업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무는 계획, 연구개발, 전략 같은 지적인 직업들이며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문화적 귀결이다. 51p.

* 한국도 오랫동안 일본식의 퀄리티 서클과 전사적 퀄리티 운동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노력만 많이 들 뿐이지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당연한 일이다. 개선은 한국적 진보의 방식이 아니다. 52p.

* 멋은 규제를 벗어나는 것이며 구속을 뛰어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방만함이 아니라 또 하나의 중심을 가지는 새로운 통일을 이룬다. 이것이 한국 문화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힘이다. 53p.

* 현상을 따져서 원인을 파악해내고 이를 이론화하는 데 미국인들처럼 뛰어난 경우는 없다. 영미 경험주의 전통은 이론적 분석과 보편화에 훌륭한 정신적 터전이 되었다. 그들은 경영의 세계 역시 보편적 규범에 따라 관리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경영학이라는 학문적 체계를 가지게 되었다. 한국인이나 독일인, 일본인들은 미국인만큼 경영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모든 일을 보편적 체계의 틀 속에 집어넣을 수 없다고 믿기 때문에 경영을 학문으로 체계화하는 데 미국인들보다 뒤질 수 밖에 없다. 56p.

* 소니의 모리타 아키오는 미국과 일본의 공장 체계를 '벽돌공과 석공'으로 비유했다. 미국인들은 미리 규격화되어 있는 벽돌을 이용해서 표준적이고 단일한 제품을 만들어낸다. 모양, 크기, 기능이 서로 다른 규격화된 벽돌을 쌓아올림으로써 '집'이라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반대로 일본인들은 다양한 모양의 돌을 다야안 목적과 필요에 따라 다듬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쌓아간다. 63p.

* 문화들 사이에서 우열이 없다는 문화상대주의적 관점에서 봐도 일본의 정신적 자세와 시선은 이웃과의 공존 가능성을 위협하는 치명적 약점이다.

... 일본인들이 객관적 진실과 진리를 받아들이는 이론적 인식 수준은 야만적이라고 불릴 만큼 빈곤하다. 64p.

* 한국인들은 법치국가를 이상으로 생각한 적이 없다. 우리가 만들고 싶어 한 사회는 '법이 필요 없는 사회'였던 것이다. 이것이 유가의 덕치주의 이상이었고, 우리의 오래된 가치관이었다. 법이 지켜지지 않아서 불투명한 사회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먼저 지켜야 할 도덕과 윤리가 깨어지기 때문에 오탁한 세상이 되는 것이다. 67p.

*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프랑스 경영자들이 직원 위에 군림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대부분 풍부한 감정의 소유자이며, 위계가 가지는 공식성을 밀접한 인간관계로 보완한다. 71p.

* 한국인에게 가장 취약한 대목은 바로 힘이 작용하는 방향이 지나치게 수직적이라는 점이다. 한국의 산업화 과정에서 권위주의적 리더십이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작동했다는 점은 권위주의 청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 하지만 정치적, 사회적 민주화의 물결 속에서 개인들은 자유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왔고, 인터넷 확산을 통해 한국은 가장 빠르게 수직적 경직성을 깨고 수평적 정보 전달을 구가하는 대표적인 나라로 바뀌고 있다. 이것은 한국인들이 타고난 권위주의자가 아니라는 반증이다.

... 그러나 한국인들은 '얼굴이 있는 관계'를 가정하는 조직 속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코리아니티가 가지고 있는 반21세기적인 가치 가운데 대표적인 하나를 들라면 나는 '수직적 권위주의'를 꼽겠다.

... 권위는 존중되고 훌륭한 에너지로 활용하되, 권위주의는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수직적 권위주의는 도처에서 수평적 속성들이 자생해 나오려는 힘을 꺾고 부러뜨림으로써 조직을 과거의 반복적 증식 속에 빠뜨렸다. 75p.

* 첫째,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우리 속의 나라'는 정신적 틀이다. 남과 똑같이 구는 것을 '쿨'하다고 느끼는 것은 한국인들이 가진 공동체주의의 일상적 표현이다. 한국인들은 집단에서 떨어져 나와 소외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기를 쓰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손색없는 일부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공동체주의 속에서도 늘 '나'를 잊지 않는다. 85p.

* 다섯째, 누구나 한국인의 특성이라고 입을 모으는 2가지는 바로 배움과 근면이다.

... 그러나 글로벌리제이션이라는 동전의 뒷면에는 로컬리제이션이라는 다른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스스로의 내부를 탐색할 또 다른 센서를 아주 많이 그리고 아주 깊이 설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세계화의 밑천으로 쓸 수 있는 것은 결국 한국적인 토속성이기 때문이다.

... 개인이 자신만의 강점을 활용해서 성공의 길을 열듯이, 한 사회는 문화적 특수성을 성장 엔진으로 활용해야 한다. 87p.

* 인류학자인 에드워드 홀은 서양과 동양의 차이를 저맥락low context 사회와 고맥락high context 사회라는 구분을 통해 설명한다.

... 이는 한국인이 왜 그토록 칭찬에 인색한지를 잘 설명해 준다. 유교 전통에 따르면, 인간관계를 지배하는 원칙은 마땅히 지켜야 할 사회적 역할에 근거한다.

... 한국 사회는 칭찬보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중요시하는 관계 지향성을 문화적 특징으로 한다.

... 길을 가다가 좀 부딪혀도 미안하다는 말을 잘 하지 않는다. 그것은 무례한 것이 아니라 거리에서 만난 그 수많은 사람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기 때문에 지켜야 할 예의도 없는 것이다. 그냥 그렇게 조금씩 부딪히고 섞이며 걷는 장소가 길인 것이다. 91p.

* 그러나 한국인의 다수는 낙오되어 떨어져 나오기보다는 억압받지만 집단 속에 남아 있는 길을 택한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약 60퍼센트, 한국 대학생의 약 70퍼센트가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가장 나쁜 일로 '모든 관계에서 벗어나 고립되는 것'을 들었다.

... 화병은 주변에 신경을 써야 할 사람들은 너무 많지만 진정한 관계는 아주 드문 상황에서 생기는 심리적 장애다. 93p.

* 한국인들은 사물들을 전체 맥락 속에서 파악하고자 한다. 그래서 전체를 고려하지 않고 부분만 떼어내 이해하는 것을 매우 미숙한 사고방식으로 여긴다.

... 논쟁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나와 그 사람은 적대적 관계로 인식되고, 따라서 열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논리 이전에 관계가 먼저 설정되기 때문이다. 95.

* 예를 들어 해고나 스핀오프spin off가 한국인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감정적 공황을 낳는다. 그래서 조직으로부터 직원을 떼어내는 프로세스는 매우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하며, 적절한 보완장치 없이 적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켜 쓰지 않는 것만 못한 결과를 낳는다. 96p.

* 한국을 위선적인 사회 혹은 안팎이 다른 이중적인 사회로 인식하는 선입견과 왜곡만 떼어내면, 한국인들이 '우리 속에 나를 가지고 잇다'는 것은 매우 정확한 관찰이다. 한국인들은 '우리'라는 집단 속에 자아를 심어두는 데 익숙한 문화적 DNA를 가지고 있다. 미국적 개인주의와 일본식 집단주의 사이에 한국인들이 자리 잡고 있는 걳이다. 한국인들은 '우리'와 '나', 공동체와 개인이라는 2가지 속성을 다 아우르고 있는 셈이다. 98p.

* 한국인은 집단과 개인 사이에 머물며 그 둘 사이의 갈등 속에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것이 가장 적절한 표현이다. 이것은 위선니 아니라 현실적 고뇌의 모습이다.

... 그러나 집단주의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