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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하루'에 해당되는 글 15

  1. 2011/08/04 집시 여인이 아니라 집시 걸이야!
  2. 2008/09/26 진짜 프로의 자세
  3. 2008/09/24 수퍼맨의 친구
  4. 2008/09/24 잃어버린 기술, 친구 만들기
  5. 2008/09/24 사람이 되려면 팀장을 하라


인간은 오감으로 소통하는 존재이다.

이렇게 적고 보니 그럴싸하면서도 식상한, 상투적인 문장을 판에 박은 듯 옮긴 모양새지만 이건 정말 맞는 말이다. 어릴 적 먹었던 음식 냄새만 맡고도 그 시절의 일들을 고스란히 떠올릴 때가 많다. 굳이 프로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떠올리지 않아도 말이다. 내 경우는 어떨까? 군대 있을때 좋아하던 여자로부터 받았던 향수 뿌린 편지? (아내는 내 블로글 거의 보지 않는 걸로 알고 있지만... 꽤 불안한걸... 하지만 아내는 이미 내 일기를 통해 숨기고 싶은 모든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기는 하다) 그리고 기가 막히게 비오는 날마다 들려오던 (영화가 아닌) '카사블랑카'란 팝송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예민하면서도 매우 둔감한 기묘한 성격의 소유자인 나로써는 특별한 감흥을 갖고 이 글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특히다른 모든 것은 포기해도 음악적 취향만은 같기를 간절히 바라던 아내에게 절망감을 안겨준 내가 아닌가. 하지만 어제부터 계속해서 듣고 있는 윈터플레이의 '집시 여인'(확인해보니 '집시걸'이었다 T.T)은 가사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행복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때맞춰 읽고 있는 '마이 코리안 델리'의 경쾌하고 익살스런 문장들이 가속도를 더하고 있다. 어느 쪽이 먼저인지는 알 수 없지만 기묘한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런데... 내가 이 글을 왜 쓰게 되었는지를 블로그 포스트의 제목을 보고 환기하게 되었지만... 이 주제대로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냥 글을 쓰고 싶었을 뿐이다. 무겁게 내리쓰는 만년필의 촉감에 의지한 다이어리의 글쓰기를 벗어난... 그러한 마음의 발동에 기여한 것이 윈터플레이의 '집시여인(확인하니 집시걸이다. 흐흑... 습관은 정말 무서운 것이다'이요 벤 라이더 하우의 애정어린 한국인 씹기 '마이 코리안 델리'라는 것이다.

8시 53분, 이제는 정말로 일을 준비할 때다.
오늘 만나는 모든 이들, 내가 하는 모든 일들에 기쁨과 행복이 충만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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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2008/09/26 09:01

진짜 프로의 자세 완벽한 하루2008/09/26 09:01

곧 창간될 잡지의 인용 문제 때문에 구본형씨에게 메일을 썼다.
놀랍게도 오전이 다 가기 전에 답장이 왔다. 그것도 위트 넘치고 유쾌한 허락의 메일을...

이 곳에서는 하워드 가드너나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 같은 당대 최고의 교수들에게서 원고를 자주 받는다.
처음엔 긴가민가 하면서 메일을 보내지만 정성을 다한 답변을 받고 담당 에디터들이 종종 감격하는 모습을 보았다. 반면 국내 대학의 교수들은 고자세로 일관한다.거절을 할 수도 있지만 '그런 잡지에 감히 내 글을...' 이런 뉘앙스가 섞인 대답을 듣는 모양이다.
이건 뭔가 잘못된거 아닐까?

물론 제 3국이라 할 수 있을 낯선 나라의 메일이 신기해서 답장을 했을 수도 있다. 국내에서야 우리 잡지 인지도가높다고 할 수 없으니 굳이 이해하라면 못할 것도 없다. 그러나 사람을 대하는 자세를 보면 진짜 프로를 가려낼 수 있다고 믿는다.

구본형씨가 누군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자기계발서 저자이자 강사가 아니던가. 그런데 나는 이 분에게 메일을 보낼 때마다 감동을 받는다. 정말 사람을 아끼고, 사람의 열정을 아끼고, 또한 스스로에게 진정으로 겸손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진짜 프로가 되고 싶다.
자기 일을 사랑하는만큼, 그리고 성공한 만큼 겸손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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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2008/09/24 20:04

수퍼맨의 친구 완벽한 하루2008/09/24 20:04

간만에 쓰는 글인데 한 가지만 더.

친구에 관련된 자료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로빈 윌리엄스 얘기를 알게 되었다.
얼마전 '웨딩 라이센스'에서 너무나 익숙해진 복습연기를 보여준 안 좋은 기억이 있어서 살짝 빈정이 상해 있던 참이었는데 다시 한번 이 배우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생겼다.
이 분 어릴 때 생각 밖에 뚱뚱해서 왕따였던 모양이다.
얼마나 친구가 없었던지 혼자 여러 사람 흉내를 내면서 놀았다고 하니까.
물론 이 때의 연기 아닌 연기가 힘이 되어서 이 후에 각종 다양한 역할을 통해 놀라운 배우로 탄생하니 인생이란 참 아이러니하다.

아무튼 이 분에게도 한 줄기 빛이 비치기 시작했으니 수퍼맨, 아니 '친구' 크리스토퍼 리브를 만나게 된다. 수퍼맨도 영화속에서처럼 왕따였는지는 모를 일이지만 이들 두 사람, 결국 영혼을 나누는 친구가 되었고, 그리고 익히 알다시피 수퍼맨, 크리스토퍼 리브는 낙마 사고로 온 몸이 마비되는 큰 사고를 당한다.
병상에서 깊은 절망 속에 빠져 있던 어느 날, 수술모에 마스크를 쓰고 노란 가운을 입은 사람 하나가 '확인할 길 없는' 놀라운 코믹극을 펼쳐보인 모양이다. 우리의 수퍼맨은 그 날 사고 이후 처음으로 마음껏 웃었다고 하는데 이 문제의 노란 가운이 바로 로빈 윌리엄스였다. 그리고 2004년 크리스토퍼 리브가 세상을 떠나고 그의 아내마저 암으로 그의 뒤를 이었을 때 남은 13살짜리 아들을 맡아준 사람도 바로 로빈 윌리엄스였다.

이 뉴스의 진위 여부가 궁금한 사람은 중앙일보를 뒤지거나 채인택 국제부문 차장을 찾으면 될 일이고, 아무튼 이 순간만큼은 딴지 걸지 않고 진짜 친구에 대한 로빈 윌리엄스의 인생 수업을 조용히 묵상하고 싶다.
친구를 위해 늘 하던 유머 연기 한번 했다고 해서 특별히 대단할 이유도 없고, 어차피 그동안 벌어 놓은 재산이 적지 않을테니 아이 하나 맡아주는게 엄청나게 어려운 일도 아니라지만 웬지 모르게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는 것을 참을 수 없다. 스스로에게 조금만 엄격해보자. 친구라면서 돈 한 푼 빌려준 일이 없고 간만에 걸려온 전화 자기 혼자 바쁘다고 퉁명스럽게 받았던 기억이 있는 나 같은 사람이라면 조금은 감동해도 해 될 것이 없다.

그냥 오늘은 이들 두 사람의 우정을 한 없이 부러워할 따름이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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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2008/09/24 19:43

잃어버린 기술, 친구 만들기 완벽한 하루2008/09/24 19:43

100일간 무더위 찜통 속에서 잡지 한 권을 만들어 내기 위해 거의 '발악' 수준의 산고를 거쳤다.
지금 그 원고들은 어여쁜 옷을 입는 작업 중이다.
맘 같아서야 죄다 새로 쓰고 싶은 욕심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이글거리며 타오르지만 참고 또 참는다. 때로는 순리에 맡기고 포기해야할 때도 있다. 이제 다음 이야기를 준비해야 되지 않겠는가.

누가 들어도 재미 없을 것 같은 '결혼' 다음의 주제는 바로 친구다.
처음 친구 주제를 잡았을 때는 뭔가 굉장이 재밌는 얘기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았다.
하기야 닳고 닳은 결혼이야기로 머리를 쥐어뜯고 있을 때에야 무슨 주제인들 재미없게 들렸겠는가.
하지만 정작 주제로 잡고 본격적인 꼭지를 구상하자니 이 또한 만만챦은 주제임이 서서히 꼬리를 지나 몸통을 드러내고 있다. 이것도 역시 '관계', 사람의 관계에 관한 주제가 아니던가 말이다.

구글에서 대충 반나절을 검색하고 역시 '살아 있는' 지식이 생명이다 싶어 간만에 친구에게 전화를 돌렸다.
이 친구는 이른바 '우리들' 친구세계의 허브이자 살아 있는 도시 로마와 같은 존재다.
모든 정보가 이 친구로부터 시작되어서 이 친구를 거쳐 퍼져 나간다.
그리고 이제야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그러한 관계의 이음줄 역할을 하기 위해서 나름의 희생을 해왔다는 사실을...
그런데 하도 간만에 전화를 하니 얘기할 주제가 없다.
그 집의 유일한 아들 이름이 생각이 나질 않아 식은 땀 흐르는 순간을 넘기기도 했다.
하기야 얼마전 둘째가 이미 태어난 줄도 모르고 '둘째 계획'을 물었던 경험에 비할바 아니긴 하지만.
정말 나는 친구를 친구로 삼고 있는 것인지...

이해관계와 득실을 넘어선 관계를 갈구하는 우리들 어린 영혼들은 손해는 보지 않고 이익만 보려고 친구를 구하는 때가 너무 많다.
그러면서 그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아주 작은 노력조차도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피하려고 한다.
그런데 모든 우주의 법칙이 그렇듯 친구 관계도 딱 자신이 투자한만큼만 남는다.
자신이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만 친구들의 관심을 얻을 수 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이제는 정말이지 '친구 귀한 줄'을 알겠다.
그런데 이제 와서 친구를 사귀는 것 역시 정말 힘들어졌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아무튼 '친구'에 대해서 쓰게 되었으니 당분간은 잃어버린 친구들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하루에 한 번씩은 연락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물론 글을 쓰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그렇게 말하면 내 양심이 너무 초라해진다.
그저 진정한 친구를 얻기 위해서 어떠한 노력과 희생이 필요한 것인지,
그들이 생각하는 친구란 어떤 친구를 말하는 것인지,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어떤 친구였는지 한번 확인해보고 싶다.

그런데 이거 불안하다.
내게 과연 '단 한 명'의 친구는 남아 있는 것인가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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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
2008/09/24 17:35

사람이 되려면 팀장을 하라 완벽한 하루2008/09/24 17:35

이전 회사로 옮길 때 업종을 바꾼 탓도 있었지만 워낙 장기 근속자가 많은 탓에 4년 내리 대리 직함을 달았다. 팀장을 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팀장의 경험을 해보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요즘 들어 리더의 역할을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된다.

신기하게도 팀장이 되면 팀원의 낯빛부터 살핀다.
그 친구의 일하는 모양새와 성과를 살펴야 되는데 이게 그렇지가 않다.
왜 그런가 곰곰히 생각해보았는데 역시 사람의 힘은 능력이 아닌 태도에서 나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의 과거 행태를 돌아보았을 때 난 참 '갑갑한' 팀원 혹은 부하직원이었음에 분명하다. 스스로의 일에 대한 욕심은 있었지만 늘 표정은 어두웠을 것이다. 일을 하나의 큐브로 보지 않고 한 쪽 부분만 맞추려 애쓰다보니 자연히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불만이 생겼을 것이고 성과도 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반면교사로 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일일이 그것을 팀원에게 설명해줄 수도 없다. 그런 설명은 이전 회사의 대표님이 워낙에 탁월했기 때문이었다. 공평무사와 리더십에 관한 한 나의 영원한 모델이 될 수 있는 분이다. 그러나 그 분도 나를 변화시키진 못했다. 내가 리더가 되고 나서야 그 사실을 깨달았다.

큰 회사에 들어갔던 동료 하나가 회사 내의 정치 때문에 힘들다는 하소연을 해왔다. 직접적인 표현을 하진 않았지만 평생 하지 않던 위경련을 세 번이나 겪을 이유가 뭐란 말인가? 일의 분량도 이전 회사의 절반 밖에 안된다는데. 그러면서 드는 생각, 그건 회사의 작고 큼의 문제가 아니라 리더의 도량이 그만큼 넓었다는 반증이 아닐까 생각해보는 것이다. 우울해진다. 나는 참으로 도량이 좁은 사람이니 우리 팀원들이 불쌍하고 안스럽고안돼보이기까지 한다.

한 사람의 능력은 능력X태도X열정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문제는 능력과 열정이 아무리 뛰어나도 태도가 마이너스가 되면 전체의 값은 커지지만 그 값이 마이너스가 된다는 것이다. 태도는 일면 바꾸기 쉬워도 실제로는 가장 어렵다. 태도가 나쁜 열정적인 직원이 성과를 내기보다 능력이 조금 모자란 성실한 사람이 성공하기 쉬운 것도 그 탓이다. 어차피 이 땅에 천재는 많지 않고 우리의 능력은 꾸준함의 유익을 충분히 누릴 수 있을 만큼 기본적인 토양이 가꿔져 있다. 그것도 안되면 동료의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그런 겸손한 태도를 가진 사람이라면...

내 일을 살피고 내 마음을 살피고, 팀원의 일을 살피고 팀원의 마음을 살피고, 회사의 일을 살피고 회사의 목표에 나와 우리 팀을 비추어 본다.

이 열정이 짧은 조바심으로 끝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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