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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을 팔아라
해리 벡위드 지음, 양유석 옮김/더난출판사

책은 지식이나 감동을 전할 수 있고, 한 발짝 더 나아가면 영감을 던져 줄 수 있다.
그러나 지식을 전하다 보면 감동은 낄 자리가 없게 마련이고, 감동을 쫓다 보면 냉철한 이성으로 사물과 사람을 대하기가 힘들어진다. 그러나 영감을 줄 수 있다면 앞에서 말한 두 가지 중 어느 한쪽이 빠져도 아쉽지 않은 법이다. 영감은 이 두 가지를 초월하는 마력이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렇게 백화점 식으로 지식을 나열한 책들을 읽을 때면 시간이 노력이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오만하다 욕해도 좋다. 그러나 나는 내가 투자한 돈, 시간, 노력만큼의 대가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 있겠는가. 그저 투덜거릴 따름이다.

이 책 속에는 참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도 있고, 가끔씩은 무릎을 칠 정도로 번뜩이는 내용들도 적잖게 들어 있다. 하지만 하나로 모아지지 않는 이 어수선함은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그렇다. 독자의 마음을 한번에 휘어잡을 만한 영감의 부족이다.

마케팅이란 사람의 마음을 읽고 그 마음을 움직이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 사람의 마음이 복잡하니 책도 복잡한 것이라고? 그렇지 않다. 사람의 마음은 일견 복잡한 듯 하면서도 단순한 데가 있는 법이다. 그렇게 많은 조건을 두고 백마 탄 신랑감을 기다리는 아리따운 아가씨들을 떠올려 보라. 그들은 우리가 보기에는 어이 없는 이유와 결심으로 신랑감을 선택한다. 그들은 그다지 복잡한 연구를 통해 배우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 책의 마지막 장에는 그러한 흩어진 생각들을 모아줄 저자의 빛나는 지혜가 숨어 있길 바랬다. 그런데 그게 없었다. 아쉬울 것도 없고 화날 일도 없지만 이렇게 길게 리뷰를 이어 써가는 이유는 한 가지다. 더 좋은 책을 찾기 위한 한 번의 실수로 기억해 두자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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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박요철